월스트리트저널은 '스마트폰 뱅크런으로 비운을 맞는 SVB'라는 타이틀로 SVB 주 고객인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사업가들이 거래 은행의 위기 소식을 듣자마자 순식간에 스마트폰으로 예금을 대거 인출하면서 빠른 속도로 뱅크런이 발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실제로 SVB 예금주들이 당일 예금 인출을 시도한 금액은 420억 달러(약 55조6000억 원)에 달합니다.
다음 날인 10일 오전 캘리포니아주 금융보호혁신국은 불충분한 유동성과 지급불능을 이유로 SVB를 폐쇄하고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를 파산 관재인으로 임명했습니다.
SVB와 모기업인 SVB 파이낸셜은 1983년부터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이들이 붕괴하는 데는 단 36시간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사건의 발달
시작은 18억 달러 규모의 손실 발표였습니다. 파산 전날 SVB는 최근 예금이 줄어든 탓에 대부분 미 국채로 구성된 매도가능증권을 어쩔 수 없이 매각했고, 이 과정에서 손실을 보게됐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번 SVB 사태는 금융기관의 핵심 자본인 보유 예금과 자산의 가치가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괴리된 데 따른 것입니다. SVB 발표 직후 주가가 폭락했고, 특히 오전에 스타트업에서 많이 쓰는 사무용 메신저 슬랙에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뱅크런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건의 원인
WSJ 측은 SNS를 통한 뉴스 확산과 스타트업 경영자들의 발작적인 반응이 사태를 악화시켰다고 WSJ 측은 분석했습니다. SNS와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허구가 뒤섞인 소식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겁을 먹은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즉각적으로 스마트폰 뱅킹 앱을 열고 숫자를 몇 번 두드리는 것만으로 뱅크런이 일어났다는 설명입니다.
특히 최근 가상화폐 거래은행 실버게이트 청산 등 흉흉한 소식들과 맞물려 이 지역에서 SVB 소식이 더 큰 반응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갑작스럽게 붕괴한 SVB 매각에 사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모든 예금주는 13일부터 예금 전액에 접근할 수 있으며 SVB의 손실과 관련해 납세자가 부담하는 비용은 없을 것이라고 재무부는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13~17일 뉴욕증시는 미국 실리콘밸리뱅크(SVB)의 파산 영향으로 변동성이 높아질 전망입니다.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개최를 앞두고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에도 관심이 집중됩니다.
이번주 다른 은행에서 뱅크 런이 발생하는 등 여파가 이어진다면 시장에 또 다른 악재가 될 수도 있습니다.
국민연금과 SVB
한편 국민연금이 파산한 실리콘밸리은행(SVB)이 속한 SVB 금융그룹의 주식을 지난해 말 기준 10만여주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가치는 약 2320만 달러 입니다. 그러나 SVB 금융그룹 주가는 파산 여파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반토막 수준입니다. 이후로는 거래 정지 상태입니다.
국민연금 측은 SVB 파산과 관련해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공시 외에 투자 내역은 공개하지 않으나 직접 및 위탁을 포함해 보유 지분은 2021년 말 대비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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